당신의 우산이 되어줄지도 모른다, 북경
언제부터인가 짜장면 대신 짜장밥을 먹는다. 면보다 밥이 더 좋아지면 나이 들었다는 뜻이라던데, 나도 이제 늙어가는 걸까. 겨우 서른 줄이 하기에는 부끄러운 말이지만, 그간 살아온 삶에는 나름의 가닥이 있다. 그 가닥이 비 오는 날엔 짬뽕이 먹고 싶다고 한다. 비는 참 많은 음식을 부른다. 파전, 매운탕, 김치찌개, 각양각색이다. 이쯤 되면 먹고 싶은 이유에 비를 끼워 넣은 걸지도 모른다.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 그러나 음식은 사람의 생애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 사람의 생애는 그 사람의 식탁으로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 미역국, 케이크, 짜장면, 분홍 소시지, 별거 아닌 한 그릇에 담긴 추억은 생각보다 호소력이 짙다. 그래서 나는 비 오는 날엔 짬뽕이 먹고 싶다. 비는 사실 아무런 죄가 없다. 그저..
2022.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