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일기_220623
하는 것도 없는데 피곤한 날들이 계속된다
자꾸 모든 일들을 뒤로만 미루고 싶어진다
여름은 그렇게 자신을 드러낸다
땀을 많이 흘려서 수분이 0.2kg 정도 더 빠진 건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맛있는 음식 중 하나인 간계밥(간장계란밥)이다 (유사품으론 치킨이 있다)
버터를 넣거나 된장국을 넣는 등의 다양한 변형이 있다
간단함에 비해 그 맛이 매우 빼어나,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사랑받는다
어릴 때 하도 많이 먹어서 물릴 법도 한데, 그런 건 전혀 없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고 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면 일을 해야 한다
그래서 만든, 도야지표 초코 후레이키다 (만들어서 먹고 또 먹는 걸 만든다)
갑자기 웬 초코 후레이키냐고?
금, 토, 일, 2박 3일 동안 유튜브 촬영을 위한 바다낚시 일정이 있다
낚시 중엔 끼니를 거르는 경우가 잦고 밥을 먹을 시간도, 장소도 마땅치가 않다
때문에 초코바를 사 먹곤 했는데, 항상 2% 부족한 맛이 아쉬웠다
보고 있나 오리온? 내 글을 본다면 초코 후레이키를 재발매해 주길 바란다
갑자기 먹고 싶어 주문한 짬뽕밥이다
짬뽕을 시켜서 면을 먹고 밥 말아먹으면 되지 않나?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 걸로 안다
그런데 짬뽕을 시켜서 면을 먹고 밥까지 말아먹으면 돼지가 된다
더불어 짬뽕밥은 짬뽕이랑은 전혀 다른 음식이다
짬뽕에는 달걀을 풀지도 않고 당면도 들어가지 않는데 (당면이 특히 중요하다)
풀은 달걀과 당면이 짬뽕밥을 먹는 핵심이다
자, 생각해봐라
밥 한 그릇 꾹꾹 말아 한 술 푹~ 떠 올렸는데
얼큰한 짬뽕 국물에 촉촉하게 젖은 꼬들꼬들한 쌀밥,
보들보들한 풀은 달걀,
쫄깃한 오징어와 당면이 콜라보레이션을 이루고 있다
이게 입에 들어가면 어떨 거 같은가?
감히 상상하지 말고 휴대폰을 들어라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집 근처 중국집에 있다
점심을 거하게 먹었으니 저녁은 조촐하게 먹어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영화 글래디에이터를 보다 보니 거친 남성의 식사가 하고 싶었다 (막시무스!)
자고로 육식은 거친 수렵 끝에 얻을 수 있는 보상으로, 수컷의 야만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식습관이며,
치아를 드러내고 질겅질겅 고기를 씹는 모습은 원초적 공격성이다
더군다나 내장이라니, 거친 남성의 식사로 딱이었다
근데 너무 기름져서 깔끔하게 라면으로 입가심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