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여운에 잠기고픈 당신에게, 리틀 포레스트

도야지들 2022. 8. 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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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영화하면 빼놓을 수 없는 영화가 있다.

김태리 주연의 리틀 포레스트다.

이미 몇 번이나 본 영화지만, 또 보고 싶어지는 날이 있다.

 

내 마음에 힐링이 필요하다는 신호다.

 

그럴 때면, 하던 일을 멈추고 침대나 소파로 간다.

지친 나를 위로하는 건, 그 무엇보다 선행되어야만 한다.

 

안 본 이들을 위해 간단 요약 들어간다.

 

1. 서울에서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혜원은 시험에 떨어진 겨울, 고향으로 내려왔다.

 

2. 고향에서 전원생활을 만끽한다.

 

3. 1년이 지난 겨울, 혜원은 다시금 서울에 올라갔다가, 이듬해 봄, 고향으로 돌아온다.

 

오늘은 왠지 여운을 더 깊게 만들어주는 글을 쓰고 싶다.

이 영화를 찾는 사람들에겐 그게 필요할 것 같다.

 

인생은 를 찾는 여정이다.

눈을 뜨니 세상이 있고, 세상을 경험하며 나와 맞는 것을 찾는다.

 

좋아하는 옷,

좋아하는 음식,

좋아하는 집,

좋아하는 사람.

 

학교를 졸업하고, 돈을 벌고, 그렇게 바쁘게 살다 보면,

어느샌가 내 주위는 온통 내가 좋아했던 것들로 가득하다.

 

도시에서의 삶, 남자친구, 그리고 교사의 꿈.

 

그런데 문득, 유독 허기진 날, 의구심이 생긴다.

 

이게 진짜 내가 좋아하는 게 맞나?”

 

더는 결핍을 채우고 싶지 않다. 문득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

소파 위가 됐든, 고향이 됐든, 내가 좋아했던 것들에게서 멀어지고 싶다.

이젠 그것들이 나를 너무 힘들게 한다.

 

한 걸음 물러서면 전체가 보이고, 두 걸음 물러서면 냉철해진다.

 

는 어떤 사람이지?

 

온전히 나를 탐구하는 시간을 갖는다.

나를 생각하고, 내 안의 목소리를 듣고, 가만히 멈추어 서서 돌아본다.

리틀 포레스트,

당신의 작은 숲이 말해준다.

 

사실 내가 좋아했던 건

 

불어온 산들바람에 나뭇가지들이 속삭인다.

 

케렌시아라는 스페인어가 있다. ‘애정, 애착, 귀소 본능, 안식처등을 뜻하는 말로,

투우(鬪牛) 경기에서는 투우사와의 싸움 중에 소가 잠시 쉬면서 숨을 고르는 영역을 이른다.

이는 경기장 안에 확실히 정해진 공간이 아니라 투우 경기 중에 소가 본능적으로 자신의 피난처로 삼은 곳으로,

투우사는 케렌시아 안에 있는 소를 공격해서는 안 된다.

 

투우장의 소가 케렌시아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다음 싸움을 준비하는 것처럼,

현대인들도 남에게 방해받지 않고 지친 심신을 재충전할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케렌시아 (시사상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혜원에게 그곳은 고향이었고, 이제 그녀는 를 찾는 여정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그러나 한 번은 확인해봐야 했다. 다시금 서울에 올라가 겨울을 보내지만,

이듬해 봄, 고향으로 돌아온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인생은,

를 찾기 위한 또 다른 여정을 떠나게 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케렌시아가 있다.

언제든 돌아와 쉴 수 있는 고향이 있다.

 

당신의 케렌시아는 어디인가.

아직 찾지 못 했다면,

리틀 포레스트를 보며 귀 기울이자.

당신의 작은 숲이 속삭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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